아산호가 떠나면 싸락눈이 내린다 -아산호 가는 길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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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호가 떠나면 싸락눈이 내린다
--아산호 가는 길 43
아산호가 바다를 향해 떠나기 전
어둠은 싸락눈을 만들어 세상을 덮었다
싸락눈은 함박눈보다 물기도 굳기도 외로움도 더하다
지극한 마음은 기적처럼 자연을 움직이고
자연은 은혜처럼 순정을 받들어 베푸는 것이다
세상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법
그래서 모를수록 비상하는 신비로 생명은 꿈을 꾸고
기적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아니 기백 번씩
일어나 황홀한 해와 달과 별과 사람을 기리게 된다
한 줌 지식으로는 도무지 채울 수 없는 우리네 가슴
눈 감고 귀 막고 차라리 열병으로 머리가 삭아도
가슴 켠에 작은 살 떨림 하나 그뿐이면 그만 아닌가
아산호가 바다를 향해 떠나는 날에는
빛은 오히려 어둠처럼 전율하며 피어날 것이다
--<세기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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