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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호에는 모텔이 따로 없다 -아산호 가는 길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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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966회 작성일 01-12-2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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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호에는 모텔이 따로 없다
--아산호 가는 길 47


아산호에는 모텔이 따로 없다
어디든 드러누우면 신비스러운 치맛단이 풀어진다
장미 여관은 도처에 산재하고
그곳은 마치 꿈의 궁전처럼 감동적이다 그러나
나는 너를 사랑한다라는 말은
순전히 사기이므로 경계할 일이다
그것은 감정의 호수에 별똥을 떨어뜨리는 일
온 수면이 출렁이고 정신은 혼미해지지만
언젠가 물결이 잠들고 그 흔적이 지워지면
호수는 다시 또 다른 별똥의 낙하를 고대한다
그처럼 너라는 것은 이 땅의 모두이므로
결코 나만이라 착각하지 말 일이다
돌아보면 구석구석 세상은 참으로 기묘하다
모텔과 안방이 어찌하여 다를 수 있는가
그대는 사랑과 포르노를 분별할 수 있는가
그대는 장미여관의 포르노를 경멸할 수 있는가
사랑과 불륜의 키 재기는 이미 결론이 나 있으나
사랑을 도덕으로 막을 수 있다는 발상은 역시
그대 사랑의 이름에 똥칠하는 일일 수 있다
세상은 어느 구석도 정상적인 것이 없어 보이나
그럼에도 세상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세기문학 2000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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