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호는 신화이다 -아산호 가는 길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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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호는 신화이다
--아산호 가는 길 48
내게 바다는 그보다 끝없는 갯벌이 먼저 와 있었다
커다란 갯벌은 내 어린 시야를 온통 가리고도 남았다
그 갯벌보다 더 큰 세계는 이 땅에 없으리라 믿었다
그 끝없는 갯벌 너머에 아주 작은 바다 있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그 갯벌 너머에 엄청난 바다 있음을 알았을 때,
나는 그 태고의 목소리가
여린 내 간도 불시에 잘라먹었음을 알았다
그리고 나머지 그 바다 위에 넉넉하게 떠 있는
아, 무엇이던가
그 너른 갯벌을 덮고, 그 너른 바다를 가르고,
새벽을 깨치며 신화처럼 열리던 그 빛
아산호는 비로소 존재를 시작했었다
--<세기문학 2000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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