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호는 넘치는 몸살이다 -아산호 가는 길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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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호는 넘치는 몸살이다
--아산호 가는 길 30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튼튼한 몸이 필요하다
그만한 몸이 되기 위해서는 또 그만한 뿌리가 필요하다
무성한 잎과 따사로운 햇빛과 기름진 땅도 필요하다
나무는 저 혼자 자라면서 스스로 절제할 줄을 안다
나무는 제 힘으로 버틸 수 있는 만큼만 자라서
버틸 수 있을 때까지만 숨을 쉬다가 흙으로 돌아간다
아산호 가는 길에 나는 어김없이 허우적인다
넘치는 그리움 넘치는 기쁨 넘치는 몸살로
제몸 하나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다가 무너진다
어찌 알겠는가 천 년 만 년 이어져온 끈질긴 목숨
미래에도 전혀 다르지 않을 그 한결같은 나무의 사랑에
나의 열정은 한 톨의 거름조차도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99 김동호 교수 정년기념 사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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