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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호 가는 길

아산호는 이제 아산호가 아니다 -아산호 가는 길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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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673회 작성일 01-12-24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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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호는 이제 아산호가 아니다
--아산호 가는 길 31


아산호는 이제 아산호가 아니다
아산호는 처음에 아산만이었으나 이제는 평택호라 부른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어쩌면 잡아챌 수도 있었던 그녀의 치마꼬리였다
어쩌면 닿을 수도 있었던 그녀의 목덜미였다
그러나 이제 물거품처럼 꿈처럼 욕망으로만 남았다
어느 날 갑자기 아산호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차가운 술집 여자의 화장기만 남았다
나의 손엔 가치가 사라진 지폐 몇 장만 들려있을 뿐이다

함께 머물렀던 마지막날 밤에 그녀는 무던히도 떨었다
콩콩거리는 박동소리가 숨소리에 가득 묻어 나왔다
첫날밤에도 그녀는 그랬다
파도 소리는 부드럽게 밀고 들어와 애간장을 녹였다
그래서 끝내 우리는 마지막이질 못했다

아산호는 이름이 바뀌어도 여전히 아산호이다
사라진 아산호는 사라짐으로 하여 더욱 그리운 존재이다
아산호가 사라져도 남는 것은 역시 아산호이다

--<99. 시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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