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한반도
장종권 작품세계

시집

제1시집
제2시집
제3시집
제4시집
제5시집
제6시집
제7시집
제8시집
제9시집
아산호 가는 길

아산호는 스스로 허물어진다 -아산호 가는 길 39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625회 작성일 01-12-24 03:04

본문


아산호는 스스로 허물어진다
--아산호 가는 길 39


허물어지고 싶은 날에 그녀는
탈무드를 읽는다고 말했다

한 잔 술에는 적당히 기분이 좋으리라
두 잔 술이면 벌써 말로써 지은 죄 많으리라
석 잔이면 충분히 정신도 눕힐 수 있으리라
넉 잔이면 거뜬히 온몸으로 허물어져도 모르리

허물어지고 싶은 날에 그녀는 술을 마신다고 말했다
까짓 넉 잔에 넉 잔, 또 넉 잔을 마시고
그래도 아니면 넉 잔에 또 넉 잔을 마신다고 말했다

허물어지고 싶은 날에 이처럼 술을 마시고도
그러나 결코 무너지지 않는 독한 정신으로 그녀는
이제 술이 아니고서도 어디서든 스스로
너끈히 허물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창조문학>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