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호에는 사람이 빠지지 않는다 -아산호 가는 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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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호에는 사람이 빠지지 않는다
--아산호 가는 길 7
아산호 가는 길은 잠에 푸욱푸욱 빠지면서
그대의 손에 얼기설기 감기면서 다가온다
아산호는 바람 소리에 엉금엉금 잠기면서
앞으로만 계속 늘어서서 끝없이 끝없이 다가온다
그러나 아산호는 아직 보이지 않고
그러나 아산호는 아직도 나를 붙들고
아산호는 하늘 위에 뜬 바다처럼
아산호는 바다 위에 떨어진 노을처럼
그렇게 아산호는 끝내 저 혼자서
결코 말하지 않는다 다가오지 않는다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아산호는
내가 꿈을 꾸듯이 그대의 그림자를 말하자마자
어디 눈먼 그림자와 같은
무모한 논리가 있으랴 그대는 하얗게 웃었다
자다가 깨어도 한 목숨 턱 끝에 차오르는
그림자 아, 잡히지 않는 그림자
살고 싶어라 아산호 가는 길에
그대 늘 거기에 있어 끝없이 내 손 잡아주노니
--<현대시 199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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