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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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2월 월간 현대시학에 세 편을 발표하면서부터 '아산호 가는 길' 연작을 시작했다. 이 연작은 아마도 그 전 두 권의 시집에 몇 편씩 선보인 '바람불' 연작의 연장선에 놓인 작품들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그 동안 나는 오늘까지 다섯 해를 이 '아산호 가는 길'에만 매달려 온 셈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해답은 만 가지일 수도 있으나, 반면에 전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극과 극을 마치 하나의 답처럼 이해할 수 있는 넉넉함도 갖고 있다. 이것이 인생이 아니겠는가. 없는 것과 있는 것의 차이는 천지간의 차이가 아니라 마치 손바닥 뒤집기와 같은 것일 수도 있음을 나는 이해하기로 했다. 내가 찾아가는 아산호 역시 그 많은 이유를 내게 제공했으나 나는 어떤 이유도 그 이유가 아닐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해서 아산호는 내게 영원한 존재일 수가 있었던 것이다. 아산호는 나의 어머니요, 나의 아내요, 나의 연인이요, 나의 그리움이며, 내 삶의 의미이다.
2000. 7. 장 종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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