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호는 느끼는 자의 가슴에 있다 -아산호 가는 길 4
페이지 정보
본문
아산호는 느끼는 자의 가슴에 있다
--아산호 가는 길 4
장가를 들면서 이젠 어른이라
그러나 이제야 나는 알았다
그대의 뜻 모를 이해가 비로소 나를
어른으로 만들었음을
그대는 언제부터 어른이었으므로
그대는 언제부터 몸
비틀지 않는 눈뜬 사랑이었으므로
그대는 늘상 흔적 없는 상처를 어루만지며
상처마다 새겨진 이름들을 아들처럼
딸처럼 그렇게 소중하게 기르고 있었다
무엇이 당당하게 살아있다고 말하는 것이냐
그대 앞가슴을 훔치고 와 죽을 듯이 설레며
이 참혹한 땅에 마지막 남아 분투하는 희열이여
나는
그대를 향해 출발할 때의 나는 언제나
먼저 와 손잡고 가는 그대의 뜨거운 마음이었다
먼저와 가슴을 한껏 열어 제끼는
그대의 눈뜬 사랑이었다
--<현대시 1996년 1월호>
- 이전글아산호는 끝을 말하지 않는다 -아산호 가는 길 5 01.12.24
- 다음글아산호 가는 길은 언제나 만원이다 -아산호 가는 길 3 01.12.2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