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사로 가는 아산호 -아산호 가는 길 60
페이지 정보
본문
마치 소림사와 같은 정교한 돌계단을 오르다가
나는 문득 이 먼 산 속에까지 쳐들어온 그를 만난다
견성암은 앞으로 이삼백 보 침입자를 언제나 가슴 밑에 두고
마냥 설레일 수덕사의 큰 북 소리 아, 가도가도 번뇌는 끝이 없고
끝내 죽지 않는 가슴의 불 다독이며
내사 보이지 않는 눈물로 왔노라
흐르지 않는 목숨으로 왔노라
그러나 현대로 무장한 그는
그러나 자본으로 무장한 그는
앞가슴 열어제끼며 뜨거운 살 어루만지며
내사 널 사랑한다 하네 내사 널 죽일 수 없다 하네
덕숭산 산마루를 돌아온 바람이 미처 그의 발을 붙들지 못하면
세상은 어디로 흐르나 흔들리는 부처님 나라
--(1993, 9, 1 <신동아 1994년 2월호>)
- 이전글연서 1 -아산호 가는 길 61 01.12.24
- 다음글아산호는 그리움이길 원하지 않는다 -아산호 가는 길 59 01.12.2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