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 3 -아산호 가는 길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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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는 이슬 맞은 풀처럼
눈망울이 젖어 있을 때에 시작이 된다
연서는 눈 딱 감고 마주 잡은 손을 통해
떨리는 가슴을 전할 때에 시작이 된다
참으로 부끄러운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서로의 부끄러움을 남몰래 공유하자는 것이
연서가 필요한 진실한 까닭이다
그래서 잊혀진 연서는 재가 되기 마련이고
재가 되어야 비로소 피묻은 연서로 살아남게 된다
밤은 더욱 짙은 어둠으로 그리움을 밝힌다
연서는 더욱 짙은 절망으로 희망을 산다
세상에 이처럼 웃돈이 남아도는 거래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끼리만 주고받는 것이다
--<학산문학 2000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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