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벽량초등학교 교정-나의 선생님들

2003.07.28 장종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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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벽량초등학교 교정-나의 선생님들 벽량초등학교의 내가 다니던 당시 그대로인 건물이다. 정면이 손위 누이가 6학년 때 사용하던 교실이다 . 현재는 현대식으로 다시 지어진 것으로 안다. 왼편이 교무실이고 오른편이 고학년 교실이었다. 나는 추운 겨울에는 가끔 수업이 끝나고 누이의 교실에 가서 누이와 함께 앉아 수업을 받곤 했다. 누이와 함께 집에 돌아가야 하니까. 그때 선생님이 김상조 선생님이셨을 것이다. 이 학교를 떠나실 때 교무실 유리창 앞에 서서 엄청나게 우셨다는 모두가 아는 존경스러운 선생님이셨다. 이제는 아마도 고인이 되셨을 것이다. 맨 오른편의 플라타나스 나무에는 웬 이상한 열매가 열리곤 했는데 가을이면 나는 종종 하릴없이 그 열매를 따곤 했다. 먹지도 못하면서. 그 플라타나스 옆이 관사였으며 관사 입구에 조개탄 저장소가 있었다. 5학년 때의 담임은 종종 나를 시켜 이 조개탄을 바케스에 담아 자신의 집으로 나르게 하곤 했다. 사모님이 무척 예뻤으나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선생님이나 사모님이나 보기 드문 미남 미녀이셨다. 선생님은 특히 하모니카를 즐겨부셨는데 수업 시간에도 자주 하모니카를 부셨다. 훗날 타의에 의해 학교를 떠나셨다는데, 그때 선생님의 반발도 만만치 않으셨다고. 내가 1, 2학년 때 담임을 맡으셨던 분이 박순자 선생님이시다. 키가 작달막했으나 다부진 체구에 예쁜 얼굴을 갖고 계신 처녀 선생님이셨다. 내가 졸업한 다음 이 학교의 키 큰 미남 선생님, 오세남 선생님과 결혼을 하셨다고 한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김제읍으로 한번 찾아뵌 적이 있었다. 이미 학교를 두 분 다 그만 두신 상태였다. 작은 식당을 경영하고 계셨는데 왜 두 분이 모두 학교를 그만두셨는지는 묻지 않았다. 아직도 알 수가 없다. 박 선생님의 나에 대한 총애는 작지 않았다. 그것은 내 어머니의 관심 때문이라는 점으로 나는 아이들로부터 오랜 동안 '신용쟁이'라는 놀림을 받았다. 박 선생님을 떠나 3학년에 올라가자마자 그것은 사실로 확인되었다. 새 담임 선생님은 나를 반장으로 임명하려 했으나 나는 그 쉬운 구령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점은 내게 평생 동안 두고두고 창피스러운 일로 남아 있다. 새학년이 된 첫날 봄이 오는 운동장에서 내게 구령을 주문했던 담임 선생님은 실망한 나머지 다른 학생에게 반장을 넘겨주고 말았다. 그가 다시 익산의 남성고등학교에서 만난 김광수이다. 이제는 그도 불행하게 고인이 되었으나 그는 그때 이미 나와는 운명적인 관계가 되었던 것이다. 4학년 때 다시 반장이 되었으나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아침 조회를 마치고 열을 지어 교실로 들어가는데 아이들이 너무 난잡했다. 교실에 들어선 담임 선생님께선 즉시 다른 아이에게 반장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다.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지는 모른다. 기억에 없다. 그냥 그랬던 것처럼도 생각된다. 6학년 때 만난 선생님이 유기남 선생님이시다. 나는 5학년 때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이미 기가 많이 죽어있는 상태였다. 그 때의 반장은 임동규였고, 그와 나는 이영문과 함께 일요일, 또는 방학 때마다 서로의 동네를 찾아다니며 제미있게 놀았다. 임동규의 동네는 학교의 동편에 있었고, 내 고향마을은 서쪽에 있었다. 자전거가 아니면 이동하기 어려운 십리길이었다. 유 선생님은 당시에 신평리의 아리따운 규수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장은 부안이었을 것이다. 나와 몇 아이가 직접 참석했다. 그 후부터 가까운 신평리의 선생님댁으로 점심 도시락을 가질러 가는 일이 내 중요한 임무가 되었다. 대학 시절이던가. 선생님을 찾아뵈었다. 벽골제가 있는 포교 부근의 분교를 책임지고 계셨다. 지금은 어디에 계실까. 혹시 돌아기시지는 않으셨는지.


Comments

  1. 이정무

      유기남 선생님은 지금 생존해 계시고, 정년퇴직하시고 전주에서 생활하고 계십니다. 저에게 연락처 있습니다.
    29회 이정무, 이메일:pljm21@hamail.net

    이정무

      이메일이 오타가 났습니다. 정정합니다.
    <a href=mailto:pljm21@hanmail.net>pljm21@hanmail.ne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