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꽃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
페이지 정보
본문
꽃이 꽃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
죽지 않는 꽃은 꽃이 아니고 피지도 않는다
간밤 꿈속에 몇 번이고 죽은 꽃들이 일시에 일어나
죽어도 죽지 않는 강 건너 해뜨는 마을로 떠났다
딸이고 아내이고 어머니이신 꽃이여
의미는 아무리 퍼 올려도 비어있을 뿐이다
없는 의미로 빈 두레박 가득 채워 퍼 올리는 새벽
그래도 짙은 어둠 속에서 하늘은 찰랑거리고
일도 없는 바람은 쉼 없이 사뿐사뿐거린다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때에
우리는 비로소 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분명 죽을 수만 있다면 우리 언제든
살아있는 세상의 아름다운 존재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얘야 나 죽을라나 보다
목숨으로 아들의 발목을 붙잡는 어머니가
그래도 어머니이다
- 이전글꽃이 그냥 꽃인 날에 아름다웠던 꽃을 그리며 07.01.18
- 다음글안치실 앞에서 2 07.01.1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