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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코-시에 2010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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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397회 작성일 08-12-03 23:57

본문

그녀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낮에도 밤에도 코만 내놓고 산다.
나는 그런 그녀와 술을 마실 때에도
오로지 코로만 이야기를 해야 하고
나의 코 역시 최대한 무속적이 되어야 한다.

코를 벗어나면 그녀는 모두 살비듬이다.
나는 일찌감치 통째로 살비듬이어서
우리는 소주잔에 살비듬 풀풀 날리며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소리로 떠들어대고
틈만 나면 역겨움에 구역질을 하기도 한다.

그녀의 코가 쫓아가는 길에서만은
나도 그녀도 참 불쌍하게 진지하다
벌름거리는 콧구멍이 아름답다
썩은 세상의 돼지우리에서 우리는 그런대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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