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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08 가을 시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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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869회 작성일 08-07-09 17:19

본문

그때 나는 내가 아니었다.
혹은 지금의 나는 내가 아니다.
어딘가에 있을 나는
나도 모르는 곳에 숨어있다.
가끔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냈다가
순식간에 그림자도 없이 사라진다.
동쪽, 아니면 서쪽으로 사라진 날도 있었다.
산, 아니면 강으로 사라진 날도 있었다.
노래, 혹은 고함을 치기도 하고
춤, 혹은 발광을 하기도 하면서
그러다가 바람처럼 사라지곤 했다.
그때 나는 분명 있었다.
혹은 지금 나는 여기에 분명히 있다.
어쩌면 나는 언제나 있었고
어쩌면 나는 어디에나 있기도 하다.
나는 나를 잘 알기도 하면서
혹은 나는 나를 참 알 수 없.는
이 황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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