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문자로 벌이는 장난이다(2007 봄호 시로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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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문자로 벌이는 장난이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블럭이다.
그러니 마음대로 지껄여도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이전에,
아무 거나 잽히는 대로 가지고 놀다가
숱한 명화를 만들어낸 화가들도 있었으니,
문자라고 별 거냐.
가지고 놀다 보면 명품도 나오고
괴상한 자존심도 생기고
신기한 물건도 가끔은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시는 문자를 가지고 노는 장난이다.
물건이 되느냐 아니냐는
아무도 추측할 수 없고 속단할 수도 없다.
아무도 보는 이 없고
사가는 이 없으므로,
아무도 방해하지 않으므로,
오로지 나만의 세계이고 우주이고 꽃밭이므로,
난장을 만들거나,
엿판을 만들거나,
개판을 만들거나,
상관하지 말지어다.
위대한 개인의, 위대한 아이의,
위대한 장난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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