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어라, 문 열어라(문학선 2007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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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시기 전 장모님
부지런히 열두 대문을 여셨다.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집 나간 손주딸 들어서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십년 만에 먼 나라 둘째딸 들어서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삼년 송사 꿈인 듯 마무리 되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풍년 나락가마니 폭포처럼 쏟아지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돌아가신 장인 어르신도 불쑥 들어서시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그 옛날 부끄러운 당나귀 가마꾼도 들어서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당신의 하염없는 다듬이 소리도 들려오고
문 열어라. 문 열어라.
열두 대문 모두 활짝활짝 여신 장모님
귀 먹고 말 못하는 막내아들 손 붙잡고
팔순의 무거운 눈 내려감으시다
당신이 여신 열두 대문 다시는
열리지 말라 열리지 말라 빗장 지르시고는
휘파람 날리며 바람처럼 사라지시다
부지런히 열두 대문을 여셨다.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집 나간 손주딸 들어서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십년 만에 먼 나라 둘째딸 들어서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삼년 송사 꿈인 듯 마무리 되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풍년 나락가마니 폭포처럼 쏟아지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돌아가신 장인 어르신도 불쑥 들어서시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그 옛날 부끄러운 당나귀 가마꾼도 들어서고
문 열어라, 대문 하나 열리면
당신의 하염없는 다듬이 소리도 들려오고
문 열어라. 문 열어라.
열두 대문 모두 활짝활짝 여신 장모님
귀 먹고 말 못하는 막내아들 손 붙잡고
팔순의 무거운 눈 내려감으시다
당신이 여신 열두 대문 다시는
열리지 말라 열리지 말라 빗장 지르시고는
휘파람 날리며 바람처럼 사라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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