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리랑(시와사상 2005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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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냐
아리랑 쓰리랑 꼬부랑 할미랑
고개 없는 고개 아흔아홉 고개 넘어넘어
북망산 가는 것이냐 정녕 가고있는 것이냐
천지에 널린 망우리 엎어지며 뒤집어지며
홀린 듯 미친 듯 산 듯 죽은 듯 가고있는 것이냐
유년의 총탄은 아직도 가슴에 박혀있고
청춘은 자본으로 자유로 바다를 넘나들고
황사는 쇳가루 싣고 밤낮으로 불어제끼는데
밀려도 더 이상 갈 곳 없는
고개고개 넘어넘어 신발짝 끌고
서울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도 없었던 자리 연신 뒤돌아보며
저 허망한 문명의 진흙탕이여
오염된 역사의 갯펄이여
버드나무 가지 하늘거리는
수묵의 썩은 지폐를 배경으로
떠나는 것들의 삭은 분노가 만들어내는
저 암울한 일몰
서울은 어디로 가는 것이냐
가고 있는 것이냐
시와사상 200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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