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평화(주변인과문학 2010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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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이에게 묻고 싶어요. 당신에게 빛은 무엇이고 어둠은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없는 빛은 그렇다치고, 어둠은 정말 존재하기나 하는가요. 한밤의 공동묘지를 걸으면 두려운가요. 폐가의 지하실에 갇히면 두려운가요. 그대에게도 유령은 존재하는가요.
빛을 아는 자만이 어둠을 안다면,
산 자의 모습을 본 자만이 유령을 볼 수 있다면,
보는 것이 그대로 유령이 되고,
듣는 것이 그대로 귀곡성이 되고,
아는 것이 그대로 공포의 세계가 된다면,
無音, 無知, 이런 것들이 참 평화이겠네요.
아, 살아있어 두렵군요.
빛을 아는 자만이 어둠을 안다면,
산 자의 모습을 본 자만이 유령을 볼 수 있다면,
보는 것이 그대로 유령이 되고,
듣는 것이 그대로 귀곡성이 되고,
아는 것이 그대로 공포의 세계가 된다면,
無音, 無知, 이런 것들이 참 평화이겠네요.
아, 살아있어 두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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