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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호박꽃이야기2(현대시학 201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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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095회 작성일 10-04-28 15:11

본문

호박이 넝쿨 째 굴러들어옵니다.
애호박 청둥호박 늙은 호박이 줄줄이 떼굴떼굴 굴러들어 옵니다.
대문도 밀어제끼고 문지방도 폴폴 넘어 안방까지 굴러들어 옵니다.

햇살이 어머니 손 같은 한낮입니다
호박잎에 묻은 바람이 좋아라 폴짝폴작 뜁니다.
입이 함지박 만하게 벌어진 할머니가 호박들을 챙깁니다.

호박을 밀어올리는 두엄냄새가 향기롭습니다.
놀란 벌나비들이 떼를 지어 따라들어 옵니다.
똥개도 마당에서 컹컹거리며 춤을 춥니다.

그녀가 빗속에서 울고 있던 밤의 꿈입니다.
손을 잡아줄 수 없는 거울 속에 그녀는 등 돌리고 서있습니다,.
가녀리게 떨리는 등이 그녀라고 생각한 탓도 있습니다.

그녀를 위해 사시사철 호박꽃을 피워야 합니다.
그녀를 위해 하루종일 호박덩어리를 굴려야 합니다.
그녀를 위해 넝쿨마다 수백 개의 호박을 매달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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