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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그냥 꽃인 날에

나는 가끔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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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475회 작성일 06-01-0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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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어떤 적이 있었는지 나는 가끔 기억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그들의 꽃을 무심히 꺾었던 것이다

나의 결백하고 무심한 본능은 분명 상식이었지만
그들의 핏빛 복수심을 불러일으킨 죄 또한 분명하였다
상식은 오히려 깊은 곳에서의 오묘한 비극이었다

내가 어떤 여자를 간절히 사랑했을 때에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 누구의 가슴도 열어보지 않았다
그 이후 간 떨리는 귀울음은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나쁜 놈, 네가 이 땅에 서있기만 해도 구토가 난다)

나는 무릎을 꿇고 기필코 이렇게 말해야 한다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었다
그대를 사랑하면서 나는 죄인이 되었다

2004년 시현실 봄여름 합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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