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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그냥 꽃인 날에

말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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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572회 작성일 06-01-09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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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서 하는 장난은 가장 인간다운 유희다
마음은 갈 곳이 없으면 언제든 말을 부여잡고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아무데나 가라 한다

말 같은 말, 말 같지 않은 말, 모두 말이다
빈 말도 거짓말도 따지고 보면 모두 참말이다
말이 있어 아름다운 세상 마음도 편안하게 쉬어간다

별똥별 떨어지는 우주도 말 속에서 살아나온다
꽃 피고 새 우는 천국도 말 속에서 거룩해진다

만나는 날 아침해가 빛나는 얼굴로 떠올랐듯이
떠나는 날 저녁해도 황홀하게 가라앉는다
아침해 저녁해 하나였듯이 말 역시 본래는 한얼굴이다

죽으려고 애쓰다가 끝내 죽어버리는 것이나
죽지 않으려 발버둥치다가 역시 죽어버리는 것이나
무엇이 다른가 이거저거 분별할 일 어디에도 없다

나이 든 부처님 그대에게 깃들어 넉넉하게 웃고 있어라
생명은 농담으로도 거짓말로도 무럭무럭 자라는 법이니
그 땅에는 궂은비 내려도 환호성만 요란하리라


2004년 아트리그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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