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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호는 신이다-아산호 가는 길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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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589회 작성일 06-01-0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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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에 의하면 사람의 조상은 원숭이라고도 한다
원숭이 이전이야 신의 세계였으니 알 길이 없다
원숭이가 다시 진화해서 조금 나은 유인원이 되고
그 유인원이 더욱 발전하면 원시인이 아니었을까
그가 그렁저렁 문명화되어 오늘의 인간이 되었으리라

그런데 오늘의 인간은 다시 변하여 무엇이 될까
원숭이가 진화해서 이만큼 변할 수가 있었다면
앞으로의 변화도 대단하리라 충분히 믿음직하다
아무래도 두개골은 더욱 발전할 것이 틀림없고
몸뚱어리는 용도에 따라 적절하게 퇴화도 하리라

어쩌면 머리통만 큼지막한 괴물이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절반은 기계로 바꿔버린 영생자일 수도 있다
차라리 간단하게 신의 모습을 훔치게 될지도 모른다
이 모양 이 꼴로 남아있기는 이미 틀린 것 같지만
그러나 요상한 성기만은 결코 변하지 않을 법도 하다

그것이 변하면 아름다운 것은 모두 사라지고
아름다움이 사라지면 영생도 의미가 없다
신은 성욕을 극복하면서 홀연히 이 땅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불귀의 객이 되었다
인간이 신을 닮는 것은 이토록 허망한 일이다

세기문학 2000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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