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빙빙 돌다보면 꽃이 되지-아산호 가는 길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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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파리 한 마리 눈앞에서 빙빙빙 돌아도 어지럽지 않아
하지만 잘 보이지 않아 도대체 이놈의 존재는 무엇일까
가끔 생각해 어지럽지 않으려다가 몽땅 잊어버리곤 해
날파리 안 보이면 어디선가 열심히 돌고 있는 것이야
빙빙빙 돌고 돌아야 비로소 살아있다 느낄 수 있지
가끔 어지럽다 어지럽다 해도 그건 또 다른 기쁨이지
빙빙빙 빙빙빙 돌고 돌고 돌고 돌고 또 돌아야 해
지구는 태양을 돌고, 달은 지구를 돌고, 그대는 달을 돌고
그대를 도는 숱한 이 기쁜 존재들의 황홀한 어지러움
빙빙빙 돌다보면 어느새 돌이 되지 새가 되지 꽃이 되지
문예운동 2003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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