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한반도
장종권 작품세계

시집

제1시집
제2시집
제3시집
제4시집
제5시집
제6시집
제7시집
제8시집
제9시집
꽃이 그냥 꽃인 날에

아산호의 복병은 충실하다-아산호 가는 길 69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160회 작성일 06-01-09 00:27

본문


아산호 가는 길은 복병들로 가득하다
두통, 치통, 복통, 요통, 인후통,
통통거리며 일어서는 강력한 독버섯들을
오로지 알몸 하나로 버텨내야 한다
진통을 위해 마이신류를 준비하지만
방어에는 언제나 때가 늦기 마련이다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순간
완벽하게 노출된 기쁨은 환상처럼 꽃이 된다

신뢰했던 아산호는 독을 풀기 시작한다
그녀는 언제나 배신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입술이 터지고 뒤틀린 소갈머리 솟아오른다
혓바닥은 뱀 껍질처럼 뜨겁게 갈라지고
통증은 온몸을 불길처럼 휘감고 돈다
아, 감미로운 그대의 선물 헤르페스

아산호 가는 길은 복병들의 천지이다
창 들고 칼 들고 도끼날 들고 서슴없이 덤벼들어
난자하는 기쁨으로 색깔도 아픈 피를 뿌린다
그러나 이처럼 독한 형벌도 향기로운 꽃이 되어
아산호 가는 길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꿈길이다

세기문학 2000 겨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