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호 가는 길은 애틋하다-아산호 가는 길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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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유는 굳이 없다
그저 살아있음으로, 혹은
언젠가는 죽어야 할 이승이므로
불쌍한 사람들끼리 서로 몸을 비비는 것이다
서로를 애틋해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리움은 그리움끼리 부딪쳐
아픈 상처를 만들고
몸은 몸끼리 부딪쳐 황홀한 피를 흘린다
가능한 한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퍼질러지는 것이다
아산호 가는 길에는 사시사철 꽃이 핀다
출렁이는 햇살 따라 바람 따라
조만간에 사라지고 말 슬픈 목소리로
서로서로 애틋한 핏빛 꽃으로 피는 것이다
세기문학 2000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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