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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그냥 꽃인 날에

죽은 자들이 기도하는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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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5,683회 작성일 06-01-09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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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하고 머리는 땅바닥까지 수그린 곳
지식은 굴절되고 좁다란 담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져 있는 곳
천박한 거짓 속에서 소리와 말들이 난무하는 곳
불굴의 자세로 완성을 향해 팔 벌리지 못하고
지성의 낡은 흐름이 부서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을 잃은 곳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마음이 인도되지 못하는
그러한 무지의 세계에 우리들의 조국 코리아여
아직도 잠들어 있구나

춤추는 봄날의 꽃잎이여 고요히 내려앉아라
출렁이는 파도도 포효하는 산울림도 잠이 들어라
산 자들을 위해 죽은 자들이 더욱 기도하는 땅에서
큰 깨달음도 달려 나갈 몸뚱이도 아직은 십자가네
칼 든 자여, 붓을 든 자여, 춤추는 자여,
그대도 평범한 이 아침에 눈을 뜨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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