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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야 할 저승길은 험난한 길이다
노자 없이는 갈 수 없는 배고픈 길이다
칼바람이 살을 에는 겨울이 한창이고
맨발로는 걷기도 힘든 가시밭길이다
게다가 가도가도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살아서 죄 많이 지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위해
죽어서 이렇게 힘든 저승길을 만들어놓았다

그대가 가야 할 하늘나라의 길은 황홀하다
아름다운 천사가 손수 예까지 마중을 나온다
꽃은 사철 피기만 하고 녹음은 우거지고
아름다운 새는 모조리 나와 합창을 한다
아무리 걸어도 맨발에는 흙이 묻지를 않는다
살아서 남을 위해 고통 받은 사람들을 위해
사람들은 이렇게 축복받은 길을 만들어놓았다

사람들은 남을 위해
고통스러운 저승길을 상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하늘나라의 길을 상상하지도 않는다

김제문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