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마지막 겨울은 아름다웠네
페이지 정보

본문
1999년 마지막 겨울은 아름다웠네
--남성 24회 3학년 2반 반창회(이성희)에 즈음하여
1973년 그 해의 겨울은 아름다웠네.
눈 쌓인 히말라야시다를 기억 속에 남겨 두고,
우리 부푼 가슴 안고 하나둘 떠나던 그 해 겨울.
함박눈은 빈 교정에 가득 내려앉았고,
우리들의 우정도 사춘기도 설레이던 꿈도,
각질처럼 껍데기로 그 속에 묻혀 가고 있었지.
히말라야시다는 마치 어머니처럼,
떠나는 우리의 뒷모습을 말없이 지켜 보았네.
반드시 자랑스러운 인생 이루리라 다짐했던 우리.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리라 의심하지 않았던 우리.
이제 안타깝게도 일찍 떠나버린 빈자리 옆에 두고,
이렇게 한 천년의 저물어가는 1999년 겨울에 와,
이처럼 건강하고 빛나는 얼굴로 다시 모였네.
누구는 이 나라 제일 가는 인물이 되고,
누구는 아직도 자기 영역 끊임없이 구축해 가고,
더러는 고생도 하고 절망도 한 적이 있었지만,
우리 지지 않는 십자성처럼 다시 반짝거리며,
우리 오늘 이 기쁜 자리에 다시 모였네.
우리들의 뒷모습 평생 지켜보시던 선생님께서는
그 대신 어느새 이순을 넘기셨네, 감사합니다.
다가오는 새 천년, 사이버 디지털 시대에도,
우리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당당한 걸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피리.
새 천년의 가장 기억되는 신화 이루리.
1999년 11월 27일
- 이전글왜 그곳에 있었느냐 묻지 않으마<弔詩> 02.05.20
- 다음글그대는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弔詩> 02.05.2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