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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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송
--1989년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학과 신년하례식에서
은행잎을 밟으며 마냥
황송하던 대성로
옥류정 그늘 아래에서의
텁텁하시던 그 말씀
오늘 우리 이렇게
밝은 모습으로 돌아와
다시 한 번 만나노니
감사하여라
만날 때 우리
약속없이 만났듯이
헤어질 때 우리
기약없이 떠났듯이
인연은 함박눈처럼
그저 우리들 가슴에 내려쌓이고
그렇게 눈이 내리듯이
우리 이곳에 다시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아왔나니
감사하여라
사도는 멀고 험하여라
양심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고통으로 시달리나니
보통 사람으로 온 세상
눈감지 말고
하나라도 사람으로 서야 하리
올바른 사람으로 서야 하리
그리하여 1989년 기사년의
반수는 푸르러라
물오르는 쪽풀에 새 빛이 돌고
빛깔나는 반궁은
더욱 도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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