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정체·1(2014 아라문학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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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정체·1/2014 아라겨울
변기에 앉아 변의 줄기를 가늠한다.
강골이던 사촌이 대장에 문제가 생기자
맥없이 무너졌다.
이까짓것 하고 버텼지만 소용이 없었다.
선배 시인 한 분도 변 줄기가 수상해
병원을 찾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변의 줄기가, 변의 굵기가,
이제 시보다 중요하다.
명예보다, 돈보다, 더 중요하다.
변기에 앉으면 세상의 어떤 일도
중요하지 않다.
시원하게 변을 보는 일만이
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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