虎兎傳·13(시와경계 2015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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虎兎傳·13/시와경계 2015 여름
삼천리 금수강산에 호랑이가 살았다.
조상 대대로 호령만 하면 산천이 떨었고,
떨어지는 산천을 주워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그래도 금수강산이었다.
그 호랑이 사랑만 하다가 마침내 굶주렸다.
기력이 쇠잔하여 먹이 사냥도 할 수가 없었다.
사랑은 너무 깊어서 그만둘 수가 없었다.
사랑이라면 호랑이 탈도 벗을 수 있었다.
굶어죽은 호랑이의 새끼가 겨우 살아남았다.
젖도 없이 먹이도 없이 풀잎 이슬이나 떨어 마셨다.
사냥법도 배우지 못하고 방어술도 잊어버렸다.
지나던 토끼들이 웃었다.
쟤가 고양이 돌연변이래.
그래도 고양이가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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