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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2015 0401 웹진 시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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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4,547회 작성일 15-06-1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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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2015 0401 웹진 시인광장
 
 
 
화분 속에서 뱀이 기어나왔다.
동면에서 깨어난 늘씬한 뱀이다.
처음에는 머리만 살짝 내밀더니
기운차게 기어나온다.
 
겨우내 키운 뱀의 혓바닥
꽃은 뱀의 등허리에 뿌리를 박고
뱀의 피를 빨아 마시며 잠들어 있었다.
 
봄은 날름거리는 뱀의 혓바닥을
능숙하게 어루만진다.
밤낮으로 아지랑이다.
천지가 안개다.
 
스르르 기어나오는 뱀
날렵한 혓바닥에 입을 맞춘다.
독한 욕망은 수만 번 자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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