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신발(2015년 겨울 )미네르바
페이지 정보

본문
주인 없는 신발이 고속도로를 걸어가고 있어.
한 쪽은 헤진 운동화이고 한 쪽은 어린아이 슬리퍼야.
운동화는 아이의 어머니거나 언니거나 오빠거나 하겠지.
아이는 여자아이인 것 같아. 머리를 땄을 지도 몰라.
한 쪽 신발들만 남아서 고속도로를 걸어가고 있어.
나머지 신발 한 쪽을 찾아 열심히 걸어가고 있어.
그 신발 대전 쯤 갔을까. 아니면 부산쯤 갔을까.
대전에 가면 만날 수 있을까. 부산에 가면 만날 수 있을까.
주인 없는 신발이 말없이 고속도로를 걸어가고 있어.
가을바람이 동행하면서 함께 떠난 한여름을 뒤쫓고 있어.
사람들은 신발을 잘도 피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어.
겨울바람이 사정없이 그 뒤를 쫓아오고 있어.
- 이전글논두렁/시와미학 2015 겨울 15.11.11
- 다음글목로주점/2015년 미네르바-어떤 남녀의 대화(미네르바 2015년 겨울) 15.09.1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