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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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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4,611회 작성일 14-03-0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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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그
 
 
내 작은 우주 안에서조차 나는 공포에 떱니다.
이 울타리 벗어나면 공포 이상이 됩니다.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내 마음대로 말하고,
내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내 마음대로 꿈을 꾸었으나,
나는 백일하에 노출되었습니다.
숨을 곳이 없습니다.
나만의 공간을 위하여,
혹은 나만의 비밀과 나만의 욕망을 위하여,
사방을 둘러보아도 숨을 곳이 없습니다.
누군가 보고 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달아나도록 준비되어 있었지요.
달아날 줄 알아야 비로소 생명체입니다.
그런데 골목길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토담 밑 굴헝도
어머니가 만들어놓은 울타리 개구멍도
누군가에게 이미 들켰습니다.
신을 초월한 정복자들이 마침내 혁명을 시작했습니다.
사사로운 인정은 꿈도 꾸지 마라.
인간적인 헛점은 기대도 하지 마라.
갈 곳 없는 들판에서 미친 듯이 웃습니다.
 
나는 포로입니다. 그의 하찮은 반찬거리입니다.
나는 노리개입니다. 그의 변함없는 일상입니다.
신에게는 있는 용서가 그에게는 없습니다.
자유를 위해 그를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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