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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집(2011 봄 시산맥/글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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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5,521회 작성일 10-07-02 16:37

본문

아버지의 집
 
 
고추꽃이 지고나면 고추열매가 매달립니다.
가지꽃이 지고나면 가지 열매가 자랍니다.
오이꽃이 지고나면 오이열매가 매달립니다..
상추밭에서 볼일 보시다가 아버지가 들킵니다.
어머니 부지깽이가 온 집안을 들쑤십니다.
 
봉숭아꽃이 지고나면 누이의 꿈은 사라집니다.
나팔꽃이 오므라들면 아침도 저녁이 됩니다.
나리꽃은 활짝 피어도 징그럽기 짝이 없습니다.
어머니 몸꽃이 붉게 피던 시절에는
아버지도 꽃밭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배춧잎에 배추벌레 일일이 잡아내던 시절도
상추잎에 벌레길 이리저리 뜯어내던 시절도
먹을 수 있을 때 먹는 것이 싱그러운 입맛이라.
알고 보면 아버지의 아버지 되는 가르침이었으니
배추꽃이 다 지도록 텃밭을 버려두지는 말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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