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달/2010년 5월/현대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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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달
반달은 반달도 못 산다네.
옥토끼 지상에 내려왔다가 병들어 드러누웠지.
이제 저 달은 임자도 없는 신세가 되었네.
무주공산이 달나라로 이사를 가더니,
이 땅은 빈자리 없이 주인으로 가득하네.
위성과 인공위성이 혈연지간이라면,
우리는 달의 자식으로 미래를 여는 셈이네.
바람이 달빛을 싣고 내달릴 때에도,
달빛은 바람의 저고리끈을 만지고 싶을까.
사랑은 돌아올 때 이미 썩은 이가 되어서
다시 여밀 옷고름조차 남아있지 않으니,
끼 있는 바람이 헛간에 숨게 된 사연이 되었지.
그래도 우리는 매일매일 가슴에서 밥을 꺼내네.
먹지 않으면 안 되는 밥은 먹어도 소용이 없는 밥이었네.
참말이지 보름달은 보름도 못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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