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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셀러(2010 겨울 시와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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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476회 작성일 10-12-2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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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셀러
 
 
시장통 입구에 냉면집이 새로 생겼다.
싸구려 밥집이 전부였던 동네였다.
건물도 보기 좋게 꾸미고 동시에 친절하였다.
냉면 맛도 특별해 보이고 경품까지 챙길 수 있었다.
당연히 며칠 안 가 손님들이 줄을 서는 일이 생겼다.
냉면 맛도 일품이지만 값도 싸다는 것이다.
게다가 잘 삶은 돼지고기 몇 점까지 얹혀 준다고 한다.
사람들은 땡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다랗게 줄을 선다.
이 현상이 일 년째 계속되고 있다.
소문 듣고 옆집에 또 냉면집이 생겼다.
냉면 요리가 뭐 별 거 있겠느냐는 사람이 주인이란다.
이미 함께 줄을 서서 몇 번 맛을 본 터라고 한다.
그런데 식사 때가 되어도 파리만 날린다.
옆집은 변함없이 기다란 줄이다.
그제야 갖은 양념에 서비스를 보태어보지만
어림이 없다. 이 동네 처음 들어서는 사람조차
옆집 줄 끝에 가 붙는다.
또 다른 사람이 나는 다르겠지.
그 옆집에 냉면집을 또 내어본다.
마찬가지다. 문 앞이 깨끗하다.
약이 올라 주인도 줄 끝에 붙어서 냉면을 시켜본다.
이게 웬 맛이냐. 지랄 같네. 그의 생각이다.
개점 때보다 한참이나 못한 냉면 맛이지만
그 집 앞에는 오늘도 기다란 줄이 서 있다.
이 동네 입맛이 되어버린 까닭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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