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방귀/2011년 10월/시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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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방귀
그녀의 방귀에는 색깔이 있다.
어떤 날에는 푸르스름한 색깔의 방귀가 나오고,
어떤 날에는 노르스름한 색깔의 방귀가 나온다.
아침에는 연둣빛 색깔의 방귀가 나오다가,
저녁에는 불그스름한 색깔의 방귀가 나오기도 한다.
색깔이 다르듯이 냄새도 다르다.
어떤 색깔의 방귀는 참아낼 수가 없는 것도 있고,
어떤 색깔의 방귀는 단내가 나는 것도 있다.
색깔에 따라 냄새가 일정한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으나,
나는 그녀의 방귀 냄새를 색깔과 맞추고자 애를 쓴다.
색깔에 따라 냄새를 판단하고 그녀의 기분을 파악한다.
그녀가 방귀 색깔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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