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되는 소리/2011년 3월/시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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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되는 소리
입에서 나간 소리도 출구가 있어야 소리다워진다.
출구를 못 찾은 소리는 방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가
한밤중에 느닷없이 자는 사람을 깨운다.
그때는 이미 때를 놓쳐서 간담까지 서늘한 귀곡성이 된다.
소리는 사라져야 비로소 의미가 있는 소리가 된다.
소리도 죽을 줄을 알아야 다음 소리가 생명을 얻는다.
오래도록 살아있는 소리라야 말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라진 소리가 다음 소리를 만들고
그 소리 죽어 다시 다음 소리를 만들어야
소리가 소리 되어 편안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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