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언제나 아픈 잠을 잔다(2010 겨울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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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언제나 아픈 잠을 잔다
비가 내리면 새들은 잠을 잔다.
이런 날 사냥을 나가면 날개를 다치기 십상이다.
벌레들도 모조리 깊숙이 숨어들어 찾을 길이 없다.
비가 길어지면 어린 새끼들은 허기에 지쳐 까무러치기도 한다.
젖은 나뭇잎, 젖은 나무껍질, 씹을 수만 있다면 조금은 낫다.
공치는 날의 서러움은 잠이 들어도 악몽이 된다.
비가 개어도 새들은 아픈 잠을 자야 한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벌레들은 보이지 않는다.
푸릇한 나무를 위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약을 쳐대고,
벌레들은 씨가 말라 사라진지 오래이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신선하고, 숲은 싱싱하다.
지친 날개 오므리고 잠이 든 새들만이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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