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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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의 나라
없는 돈 들여 퇴치제 쳐댈 일 없다.
모기 박멸, 파리분쇄, 문짝마다 창틀마다 큼지막하게 써붙이면
모기는 눈이 없냐, 파리 눈은 왕방울만 하더라.
이 짓 못하는 반듯한 동네에는 파리 모기가 창궐하고
이 짓 잘하는 무서운 동네에는 파리 모기 씨가 말랐다더라.
하찮은 파리 모기도 떼가 되면 사람을 구축한다.
숲속의 멋진 집을 파리 모기 못견뎌 두고 오기도 한다.
구호의 위력을 알지 못해 아까운 집 버려두고 온 것이다.
없는 돈 들여 약 쳐댈 일 없다.
강력한 구호 몇 구절이면 파리 모기 씨가 마르리라.
적어도 이 나라에서는 일상적으로 옳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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