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이라고 하는 것/2012년 7월/열린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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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이라고 하는 것
제주 사람들은 멸치를 멜이라고 한다. 제주 산 멸치라며 멜 한 통이 날라왔다.
멸치는 우리와 대단히 친근한 이웃이다. 턱에는 가느다란 이빨들이 촘촘히 늘어서있으면서도 입꼬리가 눈 밑까지 파고든 주둥이는 뭉툭해서 편안하기조차 하다. 세계의 바다 전역에 퍼져 살고 있으나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며 너무 차거나 뜨거운 바다는 싫어한다. 이들을 만약 먹이사슬에서 떼어내게 되면 세상은 끝일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포식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멸치는 날로 먹기도 하지만 때로는 최음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강한 맛으로 인해 음식에 풍미를 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큰 고기를 잡기 위해 미끼로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도 있다. 멸치는 신경계통에 식중독을 일으킬 수도 있는 도모익산을 포함하고 있어서 사람을 위험한 상황으로 몰기도 한다. 통풍을 유발하는 고 함량의 요산도 들어 있다. 반가운 이웃이면서도 무서운 존재이다.
누가 멜이라는 이름의 제주 산 멸치를 보냈다. 우리는 메일을 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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