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의 봉숭아꽃/2011년 7월/학산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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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의 봉숭아꽃
달빛이 걸어다니는 다대포 모래사장에
봉숭아꽃 한 떨기가 피어 있습니다.
모래 속에 뿌리를 박고 소금기를 견디며
홀로 서서 연신 갈매기를 부르고 있습니다.
봉숭아꽃은 안으로 울음을 삼킨다 하지요.
꽃잎 떨궈 더 아름다운 생명이 된다 하지요.
온몸으로 봄을 전달하는 정령입니다.
다대포 갈매기들은 부리가 빨갛습니다.
다대포 갈매기들은 발톱도 빨갛습니다.
다대포 갈매기들은 가슴도 빨갛습니다.
제맘대로 치솟고 내리박고 활공합니다.
모래밭에 힘겹게 피어있는 봉숭아꽃은
수만 년을 버텨온 갈매기들의 일편단심입니다.
죽어서도 죽지 않는 누이, 고모, 할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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