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다로 가는 꽃들/2011년 문학과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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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다로 가는 꽃들
바다 위에도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모래밭에도 아예 퍼질러져 피어있습니다.
구름 사이로 달려가는 보름달이 구경합니다.
바람에 섞인 소금기가 걀걀걀 웃습니다.
파도가 출렁 하면 꽃들이 무더기로 춤을 춥니다.
밤하늘에 마른번개 쿠다당 터지고 나면
혼비백산한 꽃들은 일시에 흩어져 사라집니다.
아무도 모르지요, 꽃들도 실은 무서운 게 있어서
파리하게 질리면 계절도 오다가 돌아갑니다.
영롱하게 빛나는 별들이 손 내밀어 토닥여줍니다.
손을 꼭 잡은 꽃들이 바다로 와 피는 이유는
출렁이는 파도가 꼭 달뜬 가슴이라서이지요.
나와 세상이 함께 출렁이어야 더 기쁘기 때문이지요.
달이 있고, 별이 있고, 마냥 흔들려서 좋지요.
네가 있고, 내가 있고, 함께 흔들려서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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