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년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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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있는 도시는
믿음으로 배신한다
희망이 있는 도시는
희망으로 절망한다
안개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 앞에 서 있지만
시야가 막힌 도시는 아름다워라
비가 내리는 도시는 찬란하여라
살아서 지은 죄는
죽어서 갚을 수 없다
이승의 긴 발자국은
저승의 한 톨 풀이슬
목숨을 도무지 바꿀 수 없는
것들과 목숨을 주고 받으며
맹랑한 도시는 썩는다
썩는다
무섭게 파헤치는
빗줄기는 결국 용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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