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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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칼을 쥔 그녀의 손가락이
살껍질을 벗기고 대담하게도
내 뜨거운 피를 어루만지며
나를 유인한다
문득 딸꾹질이 난다
그녀의 생활은
칼밭에서 풍기는 난향(蘭香)이다
아니면 그녀의
이쁜 열 한 개의 손가락이
연주하는 경이로운 음악
그녀의 심장은 온통
꽃빛으로 출렁거린다
여나문 개의 딸꾹질이
싹둑싹둑 잘려나가면서
이내 아랫배에서 어둠을
헤치고 오는 물새 소리
하얀 갈매기 한 마리
날아 오른다
잡아다오
저 고운 손이 훔쳐가는
나의 하얀 새
어둠이 자지러지며
혀를 깨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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