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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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양반 못생긴 술병 하나
퍽이나 애지중지하셨다
분명히 말하자면 물병인지 꽃병인지
술병인지 잘은 모르겠고
꼬집자면 한 오백 년 전 꼭
불쌍한 첩의 자식 쉬통만 같지만
그 양반 황금같은 세월의 때
자나깨나 킮고 닦으며
자손 대대로 물려줄 건
요거뿐이니라
말씀하시는 폼으로 그저
신통하고 존경스러워
세상은 잘도 변하니 그 양반
어느 자손은 그 술병
꽃병할까 물병할까 잘은 몰라도
내 생각엔 꼭 손주놈 또 다시
쉬통 안 할까 싶어
그 양반 평생토록 닦으신 손때
윗목에 모셔놓고 황금 같은
손주 오줌
안 받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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