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한반도
장종권 작품세계

시집

제1시집
제2시집
제3시집
제4시집
제5시집
제6시집
제7시집
제8시집
제9시집
누군가 나의 방문을 두드리고 갔습니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5,069회 작성일 01-12-24 04:34

본문


하나


처음에 꽃의 의미는 살아서

우리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죽어서 그것은

우리를 욕하는 기준이 됩니다


사람들은 해마다 꽃이

바뀌어 피는 줄을 압니다

사람들은 해마다 피는 꽃이

똥 오줌 밭에서 크는 줄을 압니다







아무리 달아난들 꽃이

꽃을 이별할 수 있습니까


태초에 꽃이 꺾일 때에는

번개가 놀라고 천둥이 울어도

꽃들은 눈멀고 귀멀었습니다만

요즈음 시대 꽃이 꺾일 때에는

번개 눈을 감고


천둥은 귀를 막아도

꽃들만 떼거리로 몰려듭니다


그러나 아무리 사랑한들 꽃이

꽃을 태울 수 있겠습니까







꽃에 숨겨진 얼굴은

죽음의 뿌리를 근거로 합니다

목숨과 맞바꾼 항거의 선혈이

그 자체 알몸으로

드러나는 고집


가장 미운 시대의

딸들이

그들의 찢겨진 강의

시원으로부터

끌어낸 이 아름다움은

비명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