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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집 과부 황산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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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5,658회 작성일 01-12-24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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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리 알부자 양철집 과부 황산댁

지아비 일찍 여의고

남의 자식 데려다 기르면서

그 커다란 대문 한 번 닫아건 적이 없어

대문 앞에 햇닭 무시로 쳐 놓고

닭서리꾼 뛰는 가슴 들으며

안방에서 가만히 웃으셨어

터밭에 파, 배추, 시금치, 상추까지

온 동네 밥상에 내놓고도 미안해서 쩔쩔맸어

나는 그 다순 얼굴 한 번 제대로 못 보았어도

그 집 마당을 사랑을 내 집 같이 나들었지


이제 그 양반 오래 전에 가시고

데려다 기른 아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어

벌써 며느리를 얻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가

이따위 혼수가 웬말이냐

맨몸스레 따라온 첫날 신부의

장롱을 광 속에다 쳐박았다 하데


그 이야기 듣고 나는 오늘

착하고 어질었던 황산댁을 생각하네

배고픈 남의 자식

줏어다 기른 사랑을 생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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