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집 과부 황산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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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리 알부자 양철집 과부 황산댁
지아비 일찍 여의고
남의 자식 데려다 기르면서
그 커다란 대문 한 번 닫아건 적이 없어
대문 앞에 햇닭 무시로 쳐 놓고
닭서리꾼 뛰는 가슴 들으며
안방에서 가만히 웃으셨어
터밭에 파, 배추, 시금치, 상추까지
온 동네 밥상에 내놓고도 미안해서 쩔쩔맸어
나는 그 다순 얼굴 한 번 제대로 못 보았어도
그 집 마당을 사랑을 내 집 같이 나들었지
이제 그 양반 오래 전에 가시고
데려다 기른 아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어
벌써 며느리를 얻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가
이따위 혼수가 웬말이냐
맨몸스레 따라온 첫날 신부의
장롱을 광 속에다 쳐박았다 하데
그 이야기 듣고 나는 오늘
착하고 어질었던 황산댁을 생각하네
배고픈 남의 자식
줏어다 기른 사랑을 생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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